경기도 용인시의 난개발과 숲의 파괴: 문제와 해결책
목차
서론
숲이 도려낸 듯 왕창 사라졌다.
집중호우가 예보된 7월 초 장마철임에도 붉은 황톳빛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곳은 경기도 용인시 보라산 정상을 향해 시민들이 오가던 등산로였다.
그러나 능선을 따라 위치했던 등산로마저 막개발 앞에 사라졌다.
심지어 등산로 너머까지 나무를 베어내고 파헤쳤다.
전원주택을 짓겠다며 숲을 전멸시키는 일이 용인시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현재 상황
시민들이 오가는 등산로까지 다 벌목해서 파헤쳤다.
지난 2022년 초 현장 모습이다.
필자는 지난 2019년 용인시 난개발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난개발 방지를 위한 개선안을 마련하여 용인시에 제시한 바 있다.
산사태 등의 재난을 방지하기 위해 경사도 기준 강화를 비롯해 능선으로부터 최소한의 이격 거리 기준을 둘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용인시의 난개발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문제점 있는 개발 현장
이 난개발 현장은 전임 백군기 시장 때 허가가 난 곳이다.
벌목이 한창이던 지난 2022년 1월, 당시 부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곳의 인허가 상황을 물었다.
용인시청이 아니라 해당 구청에서 인허가가 나갔다며, 구청에 확인해보니 동일한 사업에 해당되지만 사업자를 여러 명으로 나눠 인허가 받는 쪼개기로 확인했다고 알려줬다.
'쪼개기'란 용인시뿐 아니라 전국 전원주택 건축에서 주로 사용되는 편법이다.
해결책 부족
난개발 방지를 공약으로 내세워 시장에 당선되었던 백군기 당시 시장에게 전화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최소 등산로만이라도 보전을 요청했다.
그러나 용인시장은 등산로 보전을 위한 어떤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오늘도 열심히 공사 중이다.
그가 내세웠던 난개발 방지 공약은 공염불이었음을 확인했을 뿐이었다.
마치 영화 <트랜스포머>가 연상되는 중장비들이 굉음을 울리고 있는 현장에선 베어낸 나무들을 트럭에 옮겨 싣는 중이다.
어린이 안전 문제
숲속에 빌라가 위치했던 보라산 근처다.
예쁘게 지어진 건축물, 집 뒤에 초록 숲이 있기에 이곳 빌라로 이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지난 6월 12일, 갑자기 집 뒤 숲의 나무들이 모조리 베어졌다.
새들의 고운 노래 대신 중장비의 굉음이, 맑은 공기 대신 황톳빛 먼지가 날리고 있다.
중장비가 벌목한 나무들을 옮겨 싣는 바로 옆의 또 다른 전원주택 공사 현장이다.
뒤편 아파트를 건축하며 산지를 절토하여 만든 높은 옹벽이 있다.
바로 앞에 얼마 남지 않은 사면을 깎아내고 옹벽을 쌓다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경사면이 무너질 위험이 높아 보인다.
필요한 개선책
결국, 애초에 무분별한 인허가를 내주고 학부모와 사업자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용인시의 무책임한 인허가 행정이 바뀌어야 한다.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첫째, 인허가 단계에서 좀 더 면밀한 기준들을 검토해야 한다.
쉽게 허가를 해 준 후 사업자에게 알아서 해결하라고 떠넘기면, 주민과 사업자 간의 갈등이 발생하고 결국 주민 피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둘째, 인허가 이후 발생한 갈등을 조정할 중재 기구가 시급하다.
그동안 용인시는 무분별한 인허가로 발생한 갈등에 대해 어떤 중재 노력도 하지 않았다.
필자가 용인시난개발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용인시의 많은 인허가 서류를 살펴보고, 찾아오는 피해 주민들의 하소연을 들으며 가장 절실하게 느낀 점이 '중재기구의 필요성'이었다.
결론
용인시의 잘못된 인허가로 인해 갈등이 발생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푸는 노력 역시 용인시가 감당해야 마땅하다.
인구 100만 특례도시가 되었으면, 그에 걸맞은 행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기후재난에 대비한 도시계획이 필요하다.
지난 2022년 8월, 경기도 여주의 전원주택과 고급차량들이 산사태로 초토화되었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이런 엄청난 산사태가 발생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많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제 어느 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게 되었다.
산사태로부터 안전이 건축 허가 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자연을 파헤친 결과로 발생하는 인재이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로 인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홍수와 산사태와 산불과 지진의 강도가 커지고 있고, 이로인한 재난도 증가하고 있다.
난개발로 인한 주민들의 갈등을 줄이고, 도시 경관을 보호하고, 기후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도시가 되기 위해 좀 더 안전한 도시 계획이 필요한 때다.